작성일 : 10-02-17 18:16
누리가 만난 아이들 (9) - 부경미
 글쓴이 : 가정위탁센터
조회 : 2,870  

누리가 만난 아이들 <부경미>

힘들다고 포기하지는 않을 거예요.

중앙고등학교 1학년 부경미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아이.

  어디에 있어도 호탕한 웃음소리와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아이.

  바로 이번 누리인터뷰의 주인공 경미의 평소 모습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센터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며“쌤~ 저 왔어요~ ”하며 씩씩하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햇살 같은 경미와의 즐거운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운동을 할 수 있다는거, 너무 행복한 일이예요」

 

  경미는 중앙고 유도선수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지만 운동선수였던 언니의 반대로 몰래 운동을 하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 때는 중학생 때부터였다. 운동선수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 잘 알고 있는 언니였기에 경미가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야속할 정도로 반대를 했다고 한다.

  중간에 그만둘 꺼면 시작도 하지말라는 언니의 말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늘 안된다고만 말하던 언니가 허락을 한 의미이기 때문이란다. 그 후 운동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언니와 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운동을 시작한 것을 후회해 본 적 없느냐는 질문에“운동을 할 수 있다는거, 정말 힘들거든요~ 그런데 너무 행복한 일이예요.”라고 말하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늘 즐거울 수만은 없죠. 가끔은 힘들어요.」

 

  운동을 하기 전에는 통통한 체격이었던 경미는 지금 누리기자보다도 더 호리호리한 몸매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래서 센터 선생님들 모두 건드리면 쓰러질 듯한 그런 몸을 하고 어떻게 유도를 할 수 있는지 걱정을 하곤 한다. 체급을 맞추기 위해 체중조절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볼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앞선다.

  아마 모든 운동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은 연습도 힘들지만 체중조절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경미도 체중조절 때문에 시합을 앞두면 소량만 먹고 다시 운동을 하며 살을 빼기도 하고 새벽에도 일어나 퉁퉁 불은 라면을 다섯 개씩 먹으며 체중을 불리기도 한단다. 한번은 시합을 위해 체중을 뺐는데 힘이 없어서 안타깝게 졌던 이야기를 하며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더 힘을 기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언니랑 동생. 내가 힘을 내는 이유예요.」

 

  시합에 나갈 때마다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간식이며 찬거리며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주시는 모습을 보면 부럽지만 자신들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언니 생각에 애써 마음을 감춘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는 동생까지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언니의 마음이 더 이해가 된다고 했다.

“언니가 왜 제가 운동하는 걸 싫어했는지 이제는 알겠어요. 저도 대영이가 운동하는 거 반대하거든요. 동생만큼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나처럼..”

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을 위해 늘 희생하고 고생하는 언니를 위해서 자신은 더 열심히 운동을 할 거라며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동생은 자신처럼 힘들게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경미.

  그런 경미에게 살아가는 힘은 언니와 동생이란다. 경미에게 가족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자신이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할 존재인 것 같다. 늘 서로를 보듬으며 감싸고 이해하는 그들에게 있어 가족이란 살아가는 힘이며 힘을 내는 이유이다.

 

 

 

「가끔은 두려워요. 하지만 포기하진 않을래요.」

 

  언제나 씩씩한 경미는 무서울 것이 없는 아이 같다. 하지만 경미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다. 바로 앞으로의 미래다.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메달이라고 한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이 메달이라 대학 진학을 하는데도, 선수생활을 하는데도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갈수록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고..

“주변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계속 운동만 하다가 포기하고 나서 더 힘들어하는 사람도 봤어요. 저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죠.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래요. 저는 달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왜인줄 아세요? 달릴 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좋아요. 그렇게 숨이 찰 때까지 달리면 어느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어요. 그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계속 달려야죠.”

 

  고통을 견뎌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그 고통을 이겨내고 가슴이 뻥 뚫리는 순간까지 달리고 싶다는 경미는 이미 저 만큼 앞에서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미의 힘겨운 달리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결승점까지 경미는 포기하지 않고 달릴 것이라는 거다. 그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달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렇게 경미는 멋진 어른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반짝이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는 경미를 그려본다.

 

<사진 : 누리기자 양창근 / 글 : 누리기자 김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