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20 14:53
위탁가정이야기 - 아리네
 글쓴이 : 가정위탁센터
조회 : 1,336  
 [사랑의 프로보노]<2>위탁가정이야기-아리네

[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다섯살 아리(가명)는 혼자였다. 아리는 엄마, 외할머니와 살고 있었지만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미혼모인 엄마는 인터넷중독이 심각했고, 외할머니는 정신건강이 좋지않았다. 여기에 경제적문제·양육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아리는 ‘방임’된채 컸다.

그런 아리에게 2006년 9월, 따뜻한 가족이 생겼다. 허태현(52)·고영미(51)씨는 아리의 엄마·아빠(친부모 대신 일정기간 아이를 길러주는 가정위탁)가 되기로 했다. 부부의 보살핌 덕에 아리는 어느덧 훌쩍 자라 초등학교 3학년이 됐다.


▲ 사진 왼쪽부터 허태현(52)·고영미(51)씨. 오경희 기자 noke342@

12일 늦은 저녁 찾은 허태현·고영미씨 집. 집 곳곳엔 부부와 딸, 아리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나란히 놓인 가족 사진첩엔 ‘아리’ 이름이 적혀있다. 거실 쇼파에서 뒹굴던 아리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허씨의 품에 안겼다. 허씨는 요즘 아리의 재롱덕에 살맛이 난다.

“일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아리가 제일 먼저 저를 반겨요. 그럴때마다 하루의 피곤이 싹 풀리죠. 아리의 아빠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허씨 가족은 처음엔 ‘입양’을 생각했다. 외동딸은 동생이 생기길 원했고, 아내 고영미씨는 아이를 좋아했다. 허씨는 중년의 나이, 안정을 되찾은만큼 이웃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

“원래는 제가 아이 셋을 낳을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몸이 좋지 않아서 임신이 잘 안됐죠. 뭐 그랬으니 우리 아리를 만난 거 아니겠어요” 고씨는 “너랑 나랑은 전생에 인연이었나보다. 그랬으니 이렇게 예쁜 아리를 만났지(웃음)”라며 아리의 볼을 어루만졌다.

입양 절차를 알아보던 중 사회복지공무원은 ‘가정위탁’을 권했다. 입양은 법률상 친자관계가 성립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가족 구성원간 마음의 준비기간을 가져보라는 뜻이었다. 섣부른 결정이 아동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씨는 가족과의 상의끝에 2005년 12월 가정위탁지원센터에 위탁부모 신청을 했고, 2006년 아리를 만났다. 아리는 부부를 큰아빠·큰엄마라 불렀다. 아리의 정신적 혼란을 막기위한 부부의 배려다.

아리는 허씨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이 될 무렵 아리는 집으로 돌아가야했다. 친엄마는 아이를 잘 키우겠노라 다짐하며 아리를 데리고 갔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아리는 학교 결석이 잦았고, 다시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아리의 상황을 전해들은 허씨 가족은 다시 아리를 장기간 돌봐주기로 마음먹었다(위탁가정은 통상 1년 단위로 아동을 돌본다). 부부는 아리가 집에 돌아간 뒤에도 연락을 끊지 않고 아리를 후원해왔다.

허씨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아리는 학교에도 잘 가고, 한층 밝아졌다. 여름방학인 요즘엔 학원 가느라 바쁘다.

허씨에게 아리는 ‘가족’이다. ‘아리’ 사진첩이 말하듯, 집안의 대소사 자리엔 늘 아리가 함께다.

아리의 꿈은 화가다. 부부는 아리의 꿈을 끝까지 지원할 생각이다. 그리고 조금 후면 아리의 동생을 맞을 준비(가정위탁)중이다.

“젊었을땐 먹고 사는 일에 치우쳐 아이도 정신없이 키우잖아요. 그러다 안정을 찾고 부모될 준비가 되면 아이는 다 커서 부모 품을 떠나고…. 이제 저를 돌아볼 나이가 되서 아리를 키우니 삶 자체가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지금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보세요”

*아동을 위탁·양육하고자 하는 사람은 제주도민일보 홈페이지 (http://www.jejudomin.co.kr) [위탁가정모집] 배너 클릭 또는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jeju-foster.or.kr) 가정위탁-위탁부모신청을 클릭하면 된다. 문의=747-3273양창근 제주가정위탁센터 대외협력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