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20 14:56
위탁가정이야기 - 주완이네
 글쓴이 : 가정위탁센터
조회 : 1,495  
 [사랑의 프로보노]<3>위탁가정이야기-주완이네

[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미혼모였던 엄마는 주완(가명·현재 4세)이가 태어난지 15개월 무렵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리고 수술도중 사망, 주완이 곁을 떠났다.

홀로 주완이를 낳았지만 엄마는 삶의 의지가 강했다. 주완이가 갓 태어났을 무렵 엄마는 주완이를 베이비시터(아이를 돌봐주는 사람) 김명자씨(가명)에게 맡기고 일을 다녔다. 하지만 건강하던 엄마가 주완이 곁을 떠나면서 주완이는 김씨의 손에서 자랐다. 친·인척인 외할머니와 삼촌은 주완이를 돌볼 형편이 안됐다. 김씨는 차마 주완이를 홀로 둘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김씨를 엄마로 알고 커온 주완이는 또한번 엄마를 잃었다. 가정사정이 나빠지면서 김씨는 더이상 주완이를 돌볼 수 없었다.



▲ 왼쪽부터 고미경씨(42) 주완이 그리고 최주식씨(44).

그런 주완이에게 올해 1월 엄마가 생겼다. 고미경(42)가 주완이의 엄마(친부모 대신 일정기간 아이를 길러주는 가정위탁)가 되기로 했다. 고씨의 결심에 주완이에겐 든든한 아빠 최주식씨(44)와 누나(중2)와 형(초6)도 함께 생겼다.

고씨가 주완이의 엄마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6개월여전이다. “가정위탁을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어요. 같이 사무실 다니던 친구가 그만둔 후 3년여만에 우연히 만났는데 그때 마음을 먹었죠. 친구가 갑자기 사무실을 그만둔 이유가 가정위탁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드든 순간, ‘나는 왜 이 생각을 못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늘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어떻게 되갚을까라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었거든요.”

고씨의 큰 딸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다. 갓 결혼생활을 시작한 부부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5차례에 걸친 심장수술, 그동안 부부는 주변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고씨는 언젠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막상 결심을 했지만 남편의 반대에 부딪혔다. 남편 최주식씨는 아이의 상처를 걱정했다. “가정위탁이란 게 언제고 아이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겨우 정을 붙였는데 떼려면 아이도 우리도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처음엔 반대했죠” 고씨의 굳은 결심을 최씨도 결국 받아들였다.

하지만 ‘가족’이 된다는 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주완이는 처음 고씨의 집에 왔을때 씻기를 거부하고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낯선 곳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큰 난관은 아빠에 대한 거부반응이었다. 때문에 아빠는 매일 같이 퇴근길 주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오고, 먼저 다가가기를 시도했다. 두달여가 지나자 주완이는 서서히 최씨에게 마음을 열었다.

주완이네가 가족으로 연을 맺은지 이제 8개월여. 주완이는 부부를 엄마·아빠라고 부른다. 부부의 볼에 살을 부비며 연신 뽀뽀를 하는 주완이의 얼굴엔 행복이 넘쳐 흘렀다. “주완아 행복하니?”라는 최씨의 물음에 주완이는 “응”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이제 부부의 바람은 주완이가 지금처럼만 밝고 건강하게 크는 것. 그리고 한 아이의 가족이 되길 망설이는 사람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나’만 아닌 ‘우리’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기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동을 위탁·양육하고자 하는 사람은 제주도민일보 홈페이지 (http://www.jejudomin.co.kr) [위탁가정모집] 배너 클릭 또는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jeju-foster.or.kr) 가정위탁-위탁부모신청을 클릭하면 된다. 문의=747-3273, 1577-1406. (양창근 제주가정위탁센터 대외협력 팀장).